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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악의 평범성: 아이히만의 이야기

선(善)의 끝은 있어도 악(惡)의 끝은 없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악의 실행자는 과연 어떤 모습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선과 악은 아무렇지 않게 주변에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아침에 한 남자가 아이들과 뽀뽀를 하고, 아내와 포옹하며 말한다. 잘 다녀오마고... 그리고 일터에 가서는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을 죽인다. 하나둘이 아닌 수백 명씩... 일과시간이 끝나 집에 돌아온 그는 자상한 아빠의 모습으로 아이들과 어울리고, 아내와 함께 행복한 저녁시간을 맞이한다."

아우슈비츠에서 유대인 학살에 직접적으로 가담했던 칼 아돌프 아이히만(Karl Adolf Eichmann, 1906-1962)의 어느 하루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그는 확신에 찬 반유태주의자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유태인이 살해당하는 모습을 보고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으며, 가정에선 자상한 아버지이요 성실한 남편이었다. 하지만 아이히만에게 그 학살 행위가 옳은지 그른지의 판단은 중요치 않았다.

악몽에 시달리면서도 그에게는 유태인을 태운 수송열차의 출발 시간이 지켜져야 했고, 그의 모든 것은 � 鑿括�지시였고, 그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굳게 믿었다. 추호도 자신이 끔찍한 악을 저지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아이히만의 재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1975)는 이를 '악의 평범성'이라 하였다.

그녀는 악의 평범성을 무능(無能)에서 찾았다.

제대로 말도 못하는 무능,
무슨 일을 하는지 아무런 생각조차 없는 무능,
그리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무능이
곧 악이 뿌리라고 하였다.

평범한 모습의 악이 무능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우리 주변에는 얼마나 많은 아이히만들이 있을까?

자신이 하는 행동이 옳은가 그른가를 판단하려 하지 않고, 그저 명령이라 하여 충실하게 따르는 사람들.

그래 선과 악은 아무렇지 않게 주변에 존재하고 있다.


2. 옹색한 선의 모습: 쉰들러의 이야기 


아이히만의 전범 재� 퓻�오스 카 쉰들러(Oskar Schindler, 1908-1974)라는 사람이 증인으로 나온다. 그는 전쟁을 기회로, 나치 정권의 거물급 인사들과 두터운 인맥을 바탕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사업가였다.

유태인 소유의 법랑공장을 인수하고 유태인의 노동력을 착취해서 이윤을 챙긴 자본가이며, 수단 좋고 술과 여자를 좋아하며 쾌락을 쫒는 그런 속물적인 사람이다. 어느 날 유태인 학살 현장을 목격한 그는 조금씩 변해간다.

유태인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재산을 날리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동분서주한다. 그래서 천명 이상의 유태인을 구해낸다.

전쟁이 끝난 후 예루살렘의 한 위원회에서는 오스카 쉰들러를 '정의로운 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1974년 그는 파란만장한 삶을 쓸쓸히 마감한다.

이런 그의 이야기는 스티븐 스필버그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지고, 그 영화를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다. 



악은 사람을 사로잡는 마력이 있는 걸까. 반면에 선의 이면에는 악이 도사리고 있을 것 같다는 의혹이 � 湄醯Ⅴ� '선한 사람'이라 하면 좋아라하면서도, 속으로는 바보까지는 아니더라도 세상 물정에 어두운 어수룩한 사람일거라 여기지 않을까.

쉰들러는 나치 당원이었고 속물적인 사업가였기 때문에 그에 따른 업(業)이라고 할 수 있지만, '선의 축'으로 이야기되는 그는 선함의 속성 때문에 '천사'와 '은인'이라는 찬사 못지않게 악의 축으로부터, 악의 잔당으로부터 많은 위협을 견뎌야만 했다.


3. 존 윌리엄스의 <쉰들러 리스트>

그래 선과 악의 문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고, 앞으로도 풀리지 않는 화두임에는 틀림없다.

우리가 만들어낸 모든 법과 도덕, 윤리, 규범, 관습 등은 결국 선과 악의 문제에서 출발하여 이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존재한다. 그래 선을 이야기하자면서 악을 져버릴 수 없고, 악이 존재하면 선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공평하지 않을까 싶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는 악에 저항하는 것이 가능하며, � 瀏�저항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그의 작품 <쉰들러 리스트&g! t;을 통� �보여주는듯 하다.

이 영화에서는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라는 음악가의 작품이 전편에 걸쳐 흐른다. 그는 <쉰들러 리스트> 이외에도 <지붕위의 바이올린>, <슈퍼맨>, <스타워즈>, <인디아나 존스> 등에서 그의 음악을 선보인다. 영화 음악 작곡가라고 하지만, 첼로 협주곡을 비롯해서 소품 형태의 많은 고전음악도 찾을 수 있다.

조금은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는 영화의 감동을 더욱 진하게 전해주는 것은 영화의 끝 무렵에 나오는 짧은 다큐멘터리 필름과 함께 애절하게 흐르는 바이올린 선율이다.

유태인으로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작 펄만(Itzhak Perlman)이 여기서 연주한다.

펄만의 연주는 영화의 분위기와 조화롭게 어울리고, 영화가 끝날 즈음 자막이 올라갈 때 눈을 감고 그가 연주하는 음악만 듣고 있어도 영화에서 묘사하고 있는 비참했던 현실이 선하게 그려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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