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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살인의 추억: 톨스토이 <크로이체르 소나타> 

형법 제250조 제1항은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 당연시하게 받아들이는 이 말을 되새겨보면 많은 생각을 낳게 한다.

사람을 죽였다 해서 또 다른 생명을 앗아가는 사형이 과연 옳은 처사이고, 피해자의 가족은 그로써 위안을 삼을 수 있을까. 그리고 왜 '5년 이상'일까.

궁극적으로는 그것이 곧 형사사법의 정의를 꾀하는 것일까.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기에 오히려 자칫 많은 의구심을 갖게 하는 본질이 묻혀버리는 경우도 있다.

어찌 보면 인간만이 사람이 사람을 죽였다하여 누가 죽였는가를 밝혀내려하고,
수사와 재판이라는 제도를 통해 그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하는지도 모른다.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도 그럴까? 


톨스토이의 <크로이체르 소나타>는 이른 봄날 기차를 타고 가면! 서 주인공이 살인을 고백한다.

서너 시간이면 마치는 기차 여정이 아닌 여러 날을 달리는 여정에서 주인공은 동석한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 과정에 어느 사람은 내리기도 하고 또 어느 사람은 자신의 목적지를 향해 기차에 올라타 그 이야기에 동참하면서 소설은 전개된다.

그들은 사랑해서 이루어진 결혼만이 참되고 사랑이 없는 결혼은 무의미하기 때문에 이혼을 해서라도 참다운 사랑을 다시 찾아야 한다고도 하고, 옛날에는 여인들이 결혼을 자신의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남편에 순종하며 살았다고 하면서 너무나 빨리 변해가는 세상을 탓하기도 한다. 사랑으로 맺어진 이상적인 결혼을 말하면서 그들이 말하는 사랑이 과연 무엇인지 묻기도 한다.

주인공은 그런 자리에서 자기는 아내를 살해했다고 고백하며, 서로에 대한 존경이나 이해 없이 증오와 불신으로 가득 찼던 결혼생활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의 제목마냥 <살인의 추억>이라고나 할까.


2. 조화로움의 이중주: 베토벤의 <크로이체르 소타나>

베토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9번'(Sonata for Pian! o and Violin No.9 in A major, Op.47)은 '크로이체르 소타나'(K! reutzer- Sonata)라고도 한다.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톨스토이(Lev Nikolaevich Tolstoi, 1828-1910)는 결혼을 주제로 한 작품에 베토벤의 이중주 소나타 이름을 부여한다.


- Anne-Sophie Mutter (violin), Lambert Orkis (piano)/ DG 457 619-2, 4CD
- Martha Argerich (piano), Gidon Kremer (violin)/ DG 447 054-2

서로 다른 두 악기가 하나로 어우러져 이뤄내는 최고의 화음은 악기를 연주하는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가될 때 서로 깊은 감동을 갖게 한다. 모든 음악이 그렇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화음의 일치이다.

절묘한 화음을 바탕으로 최고의 절정에 도달하려는 것이 바로 음악이라면 톨스토이의 <크로이체르 소타나> 역시 두 사람의 삶이 절묘한 화음을 엮어내면서 하나의 삶이됨을 그리고 있다. 인간과 자연, 나와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일치와 조화를 이루는 ! 방법을 찾던 톨스토이에게 이중주는 큰 의미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

톨스토이가 말하는 결혼이란 '솔로'가 아닌 '이중주'이다. 그것도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어내어야만 하는 것이다. 연주자에 따라서 다른 색을 띨 수 있는 이중주 소나타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 결혼의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는 상징의 하나로 새길 수 있다.

소나타 연주를 무대 위에 올리기 위해서 연주자 각자가 스스로의 감정을 표현하고 절제할 수 있는 많은 훈련과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해서 그는 이 제목을 붙인 것이 아닐까.


3. 또 다른 조화로움: 야나체크의 <크로이체르 소타나>

베토벤의 <크로이체르 소타나>에 영향을 받아 톨스토이는 <크로이체르 소타나>라는 작품을 내놓았다면, 체코의 작곡가 야나체크(Leos Janacek, 1854∼1928)는 톨스토이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현악 4중주를 작곡했다. 그리고 그 곡에 '톨스토이의 <크로이체르 소나타>로부터 영감을 받아'라는 부제가 붙인다.


- Melos Quartett/ harmonia mundi (hm Gold) HMG 501380
- Lindsay String Quartet/ ASV CD DCA 749

베토벤의 <크로이체르 소타나>는 당시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크로이처(Rodolphe Kreutzer, 1766-1831)에 헌정하면서 붙은 이름이지만, '크로이처'란 십자가(十字架)를 뜻하고 또한 교차로(교착점)를 의미한다. 두 선의 교차는 대등한 관계나 조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그것은 조화로움이 아닌 종속일 뿐이다.

베토벤의 <크로이체르 소타나>는 당시까지의 연주형태와는 달리 두 악기, 즉 피아노와 비이올린을 대등하게 연주하는 새로운 형태의 음악으로 이끌어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톨스토이의 <크로이체르 소타나>는 자신과 아내가 이루지 못한 정신적인 일치를 자신이 배제된 상태에서 아내가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다른 남자와 이루어내고 있는 모습에 자신의 모든 것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실패한 결혼과 삶을 그려낸다.
야나체크의 <크로이체르 소나타>는 가련한 한 여인이 아닌 하나의 대등한 인간으로 그린다. 자유연애주의자라 할 수 있는 야나체크는 이로써 톨스토이와는 또 다른 생각을 보여준다.

오늘날에도...
톨스토이 <크로이체르 소타나>의 주인공 포즈드니셰프의 고백처럼 자신의 아내를 죽이고 많은 포즈드니셰프와 또 자신이 죽어가고 있는 줄도 모르는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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