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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악을 그려본다는 것: 가사어(袈裟漁)

지리산 속 깊은 연못에 물고기가 살고 있다. 못 위로 허구 헌 날 소나무 그림자를 보다가 제 몸의 무늬마저 그 그림자와 같게 된 물고기를 말한다. 그 물고기의 무늬가 몹시 아롱져서 마치 스님의 가사(袈裟)와 같다하여 '가사어'라 한다. 사시사철 푸른 낙락한 소나무의 기상을 닮아버린 물고기다.

한문학자 정민의 이야기책에서 따온 것이다. 눈을 감고 곰곰이 새겨보면 훤히 그려진다. 가보지 안 해도 지리산 골짜기 연못이 보이고, 산사와 같은 고즈넉함, 짙푸른 물색, 그리고 그 속에 동화되어 스님의 옷자락 색을 닮아버린 가사어의 켜켜이 쌓인 세월이 느껴진다.

글을 읽고 그려지는 정경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있듯이, 시간의 흐름 속에 펼쳐져 사라지는 소리도 좋은 그림 되어 기억 속에 붙잡아둘 수 있을까.

연주가 끝나고 그 작품 전체에 대한 이미지가 남는다. 마음속에... 소리가 하나하나 엮어지고 펼쳐져 진행되는 동안 일어나는 갖가지 모습들이 ! 선명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어렴풋이 안개 낀 모습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듯 지금 듣고 있는 음악, 가사어마냥 상상을 자극한다. 제목과 줄거리에서 곡의 내용을 쉬이 짐작할 수 있고, 하얀 도화지에 그림 그리듯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체코 국민학파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는 스메타나(Bedrich Smetana, 1824-1884)의 교향시 <나의 조국>(Ma Vlast)은 누구나가 이런 저런 상상을 하며 들을 수 있는 곡이 아닐까.


2. 존재의 가벼움: 프라하의 봄

보헤미안(Bohemian). 얽매이지 아니한 자유분방함이란 이미지 때문인지, 뭔가 보헤미안이란 말에는 아련한 낭만이 느껴진다. 그 보헤미안의 중심에 체코의 프라하가 있다. 

영화 <프라하의 봄>. 필립 카우프만(Philip Kaufman) 감독은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소설을 토대로 만든 영화이다. 육체적 사랑의 탐닉을 이해하지 못하는 테레사, 영혼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며 쾌! 락적 사랑을 즐기는 사비나, 그리고 그 둘 사이에서 위태롭게 사랑! 의 행각� �펼치는 토마스의 이야기이다.

존재의 무거움과 가벼움, 영원한 사랑과 순간의 사랑, 책임과 자유, 영혼과 육체, 삶의 의미와 무의미 등이 서로 교차하며 삶과 사랑, 그리고 존재를 말하고 있다. 영화의 역사적 배경은 '프라하의 봄'이라고 하는 1968년이다. 


'프라하의 봄'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체코의 대표적 국제음악제 <프라하의 봄>.

체코 국민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스메타나를 추모하는 음악제이다. 다양한 문화 행사 중 몰다우 강변에 자리 잡은 드보르작 홀에서는 매년 스메타나를 기리는 국제음악제가 열린다. 1946년부터 시작한 국제음악제 '프라하의 봄'은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의 연주로 열린다. 화사한 봄날에 프라하에서...


3.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은 몰다우(체코식 이름으로는 '블타바'라 한다) 강가에 자리 잡은 고성을 그린 <뷔셰흐라트>, 보헤미아 지방을 거쳐 프라하를 지나가는 체코의 어머니와 같은 강을 표현한 <몰다우>, 전설의 여장부를 그린 <샤르카>, 보헤미아의 아름다운 풍경을 � 琉�<보헤미아의 목장과 숲>, 종교개혁을 주장하며 순교한 얀 후스(Jan Hus)의 혼이 서린 <타보르>와 <블라니크> 등 여섯 편의 교향시로 이루어졌다.


- Czech Philharmonic Orchestra, Rafael Kubelik (Supraphon 11 1208-2 031)
- Czech Philharmonic Orchestra, Vaclav Neumann (Supraphon COCO-70410)

바로크 시대 음악에서 느껴지는 종교적인 엄숙함과는 다른 자연의 숭고한 아름다움에서 비롯되는 경외감이 서려있다. 마치 시인이 아름다운 언어를 구사하여 몰다우를 노래하듯, 화가가 다채로운 색깔로 보헤미아의 풍경을 그려내듯, 스메타나는 심포니의 화려한 음색으로 보헤미아의 아름다운 자연을 찬란하게 묘사한다.

목관악기 음색으로 잔잔하게 시작되는 선율은 물결되어 흐른다. 이어 현악기 음색이 뒤따르며 굽이친다. 이 선율을 통해 작은 시! 내가 모여 큰 강을 이루고 계곡을 따라 흐르던 물이 숲을 지나 푸� �초원과 들판에서 쉬어 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언덕에 올라 몰다우를 내려다보아도 좋고, 그 강가를 거닐어도 좋다. 배를 타고 강을 따라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어도 좋다. 어떤 상상을 하든지 산과 계곡, 밭에서 일하는 농부들, 삼삼오오 모여 춤추는 아낙들의 모습, 달빛 요정들의 축제 등으로 이름 붙여 음악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그 여행은 강의 상류에서 잔잔한 흐름으로 시작하여, 끝 부분은 강의 하류를 빠져나와 커다란 소리로 확실한 매듭을 짓고 있다.

소리의 마술. 하나하나의 선율이 조금 올라가고 내려감에 따라 우울하다거나 슬픈 또는 심각한 느낌이 당당한 느낌으로, 밝고 경쾌한 기분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음악이란 소리가 빚어낸 감정의 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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