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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Vier Minuten 

두 여자가 있다. 한 여자는 2차 대전 중 사랑하는 여인이 공산주의자라는 이유로 처형되는 것을 본 이후 마음을 닫은 채 여자 교도소에서 수형자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다. 세월에 구부정해진 그 여자에서 간간히 새어나오는 오래된 기억의 파편들은 나치 폭력의 멍에를 안고 살아가는 구세대의 모습이 아닐까.

또 한 여자는 같은 방 동료 수형자의 자살에도 놀람이나 슬픔의 기색 없이 호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꺼내 무는 무관심과 증오, 폭력으로 일그러진 신세대의 자화상이다. 재능 있는 딸을 모차르트로 만들기 위해 몰아붙인 아버지에 대한 반항과 성적 학대에 집을 뛰쳐나와 거리의 아이들과 어울리다 살인죄로 교도소에 들어오게 된 그녀는 세상에 대한 분노심으로 가득하다.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자신을 닫은 채 살아온 여든 살 독신녀의 가라앉은 내면을 흔드는 것은 자학적 발작을 일삼는 거친 죄수 소녀의 � 돛瑛岵�피아노 연주 재능이다. 다른 방식으로 교도소에 갇혀 있는 두 여자는 음악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른 듯 닮아 있는 서로의 음악을 마음으로 이해하게 된다.

"파괴적인 선율이 당신의 심장을 타고 흐른다."라는 홍보문구마냥 모차르트와 슈베르트, 그리고 슈만의 곡이 흐르고, 안네테 폭스의 열정적인 곡이 선을 보인다. 탄탄한 스토리와 두 여주인공의 열연이 인상적인 영화 <포미니츠>의 대강의 줄거리다.

2. 영화와 음악

영화와 음악은 서로 닮았다. 음악의 선율이 영화의 줄거리라 한다면, 화성은 인물과 사건의 어울림, 리듬은 시간의 흐름... 이렇게 앞뒤가 맞을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의 음악을 통하여 속내 마음을 읽어볼 수 있다. 영화 포미니츠에서도 두 여주인공의 주제곡은 또 다른 관점에서 그들을 설명하고 느끼게 한다.

여선생에게는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1797-1828)의 곡이 나온다. 여자를 사랑한 여선생에 동성애자라는 소문도 있는 슈베르트의 곡이라..! . 절묘한 연결이 아닐까. 슈베르트의 즉흥곡(Impromptus No.2, D.9! 35)이 그 녀를 나타내는 주제곡이다. 마음을 꼭 닫고 살지만 그 속마음은 결코 차디찬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즉흥곡의 선율은 말한다. 물 흐르듯 유연하고 그러면서 감미롭다.

천재 소녀의 주제곡은 슈만(Robert Schumann, 1810-1856)의 피아노 협주곡(Piano Concerto in A minor, Op.54)이다. 슈만은 그 누구보다도 섬세하고 고귀한 예술혼의 소유자였고 격정적이면서 아름다운 사랑도 이루었지만, 또한 가장 불행했다. 네 차례에 걸친 자살 기도, 결국 마지막 2년여 동안 정신병원에서 보내다 아까운 나이에 생을 마친다. 상처받은 자신을 포기한 채 살아가는 영화 속의 소녀와 슈만의 삶이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한 천재 소녀의 연주는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A 단조, Op.54>를 바탕으로 한 안네테 폭스(Annette Focks)의 곡이다. 낭만적인 슈만의 선율은 역동적이고 즉흥적이며 파괴적인 선율로 바뀐다. 클래식과 재즈가 어울린 마지막 4분. 인상 깊다.

3. 여왕처럼 행복하다: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A 단조, Op.54! >

슈만과 그의 아내 클라라(Clara Schumann, 1819-1896). 음악 세계에서 이들보다 더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이 있을까. 부모의 뜻에 따라 법학을 공부하지만, 음악이 좋아 연주자가 되려하면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그 피아노 선생님의 딸 클라라를 만나 운명적인 사랑을 시작했다. 당대 어느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 뛰어난 연주자이면서 작곡가였던 클라라는 영원히 슈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죽을 때까지 그의 곡만 연주했으며, 슈만이 죽고 난 뒤 연주여행을 할 때에는 슈만의 미망인으로서 검은 예복만 입었다고 한다.

그런 클라라가 결혼 초기에 슈만에게 부탁한다.
자기를 위한 피아노곡을 써 달라고...
그래서인지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은 행복하다.
아름다운 클라라를 그대로 묘사했다.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은 1845년 12월 독일 드레스덴에 있는 한 호텔에서 페르디난트 힐러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피아노 연주는 클라라 슈만이었다. 1846년 1월 이 곡은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 클라라! 의 피아노 독주와 멘델스존의 지휘로 다시 연주되면서 세계적인 성! 공을 거� 畇�

곡이 완성되었을 때 클라라는 일기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나는 오랫동안 슈만의 화려한 피아노곡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케스트라와 그의 곡을 연주할 일을 생각하면 나는 여왕처럼 행복하다..."


- Schumann, Piano Concerto/ Clara Haskil, Orchestre de la Suisse Romande, Ernst Ansermet (Claves 50-2408)
- Schumann, Piano Concerto/ Leon Fleisher, Cleveland Orchestra, George Szell (CBS MPK 44849)

 
- Schubert, Impromptus Op.142, D 935/ Alfred Brendel (Philips 411 040-2)
- Schubert, Improm! ptus D. 899 & 935/ Jörg Ewald Dähler (Cla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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